ABOUT
은조 소개
[자리] 짧은 진입 문단 — 은조가 무엇을 믿고 어떻게 일하는지로 들어가는 한 문단. (실제 글은 씨니)
DESIGN
디자인
기억
공간은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건물 자신의 과거와 현재, 그곳을 경유해간 이들의 사연과 삶의 순간들. 은조는 공간에 숨겨진 기억을 길어 올려, 현재와 어울리고자 합니다.
회고
분명한 시각을 갖고 현재로 불려나온 과거는 강렬한 메시지를 줍니다. 시간을 가로지르며 과거를 현재로 불러들이는 이 방식을 우리는 회고라고 부릅니다.
물성
콘크리트와 철, 돌과 나무. 물질은 제 나름의 성미를 갖고 있습니다. 각각의 고집스러운 물성은 그러나 충돌과 어울림 속에서 빛을 발합니다. 물성이야말로 공간을 쌓아올리는 첫번째 기준입니다.
특별
모든 공간은 특별합니다. 그래도 나의 공간이 가장 특별하기를 원하는 욕망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출발부터 다르고, 구성이 다르고, 마감이 다른. 한치, 한끗이라도 다른 길을 찾고자 하는 욕망. 우리는 특별해지고 싶습니다.
평안
상업 공간이라고 하지만 사람이 있습니다. 손님과 고객이 아니라, 당신, 당신이야말로 이 공간에 가장 오래도록 거주하는 사람입니다. 당신 삶의 일부는 이곳에 긴박당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당신이 평안을 느끼는 것입니다.
공존
여러 사람과 생명, 사물이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세계를 힘들게 하지 않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공존. 지구별, 이 땅에서 함께 있기를 희망합니다.
조화
우리의 작은 카페는 우주 공간에 떠 있지 않습니다. 바로 여기. 이 자리에서 주변, 여럿과 함께 있지요. 조화롭게, 서로를 해치지 않고 공간을 함께 아름답게 채우는 조화를 생각합니다.
미래
다음에 올 누군가를 힘들게 하지 않게 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요?
PRACTICE
운영
01
시대 인식
황혼기가 왔다고 판단한다. 지구의 온도는 오르고, 인간은 덜 태어나고, 옛 제도는 마모된다.
그러나 슬퍼하지 않는다. 역사는 끈질기고, 생각보다 자유롭다.
우리는 쌓기보다 다지고, 올라가기보다 단단히 서는 쪽을 선택한다.
효율보다 공존. 새로움보다 오래감. 그것이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태도다.
02
우리가 하는 일
당신의 이야기를 듣는다. 당신이 이 공간에서 만날 사람들과, 채울 시간의 면면을 상상한다.
공간을 본다. 형태와 물성, 날것 그대로의 요구. 남겨진 사람의 흔적, 혹은 기억.
그리고 당신과 이 공간이 조화롭게 공존할 길을 찾는다. 배치와 밸런스, 동선과 수리의 요소들.
우리가 바라는 것은 하나다.
당신이 이 공간에 머무르는 그 시간이 행복하기를. 공간이 당신의 머무름을 오래 기억하기를.
03
우리가 하지 않는 일
안 되는 것을 된다고 말하지 않는다.
모르는 것을 안다고 말하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불안 요소를 모른 척하지 않는다.
싸게 해주기 어려운 건 많이 남기려는 게 아니다. 우리로서는 대충이 안 된다.
공사가 끝난 뒤에도 전화를 받는다.
04
우리의 고객
돈이 많지 않아도 된다. 다만 돈이 소중한 만큼 사람도 소중한 사람이었으면 한다.
확고한 취향이 없어도 된다. 그러나 우리가 마주 앉아 상의할 때, 결정할 수 있는 단호함은 가져왔으면 한다.
쉽게, 대충은 싫다. 어렵게, 확실하게가 좋다.
당신이 욕심을 부린다면 좋겠다. 남다른, 못 보던 것을 꿈꾼다면 더 좋다.
재미가 돈 보다 중요할 때가 있는 법이다.
05
우리의 방식
관계를 맺으면 책임을 진다. 그래서 관계를 맺기까지 충분히 신중하다.
당신이 낯선 시공자가 두렵듯, 우리도 낯선 의뢰인이 두렵다.
그것을 인정하고, 말하고, 듣는 것에서 시작한다.
당신이 원하는 것을 해주고 싶기 때문에 오히려 보수적으로, 조심스럽게 답한다.
당신이 만족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끝이 중요하다.
공사가 끝나고 우리는 떠나지만, 당신은 여기서 삶의 일부를 온전히 바칠 테니까.
06
우리가 만드는 것
상업 인테리어는 때때로 눈물이 난다.
그토록 치열하게 고민하고, 모두가 노력해 만든 공간이 계약이 끝나고 당신이 떠나면 한순간에 사라진다.
그래도 또 현장을 만나고, 고객을 만나고, 공간을 만난다.
중독처럼 컨셉을 떠올리고, 동선을 재배치하고, 자재를 고른다.
우리가 바라는 건 단순하다.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의 공간이 오래 남았으면 한다. 실제로 그럴 수 없다면, 사람들의 기억에서라도.